차남 동하의 육아일기 69

몰래 울었다.

2025년 2월 16일 정도 쯤(내가 조사 때문에 한국에 갔을 때) 5박 6일 조사 일정으로 한국에 갔다. 내가 없을 때, 와이프가 동하한테 물었다.'동하야. 아빠 며칠동안 못 보고 있는데, 안 슬퍼?' 0.1초의 망설임도 없는 동하.'당연히 슬프지. 많이 보고 싶지~' 동하의 말에 와이프가 캐묻는다.'그래? 그런데 엄마한테 한번도 아빠 보고 싶다거나, 슬프다거나 말 한적 없잖아~' 역시 0.1초의 망설임도 없는 동하.'어린이 집에서 몰래 울었지. 매일 눈물 한 방울씩 흘렸지' '진짜야??' 추궁을 시작하는 와이프. '헤헤. 뻥이지ㅋㅋㅋㅋ' 능청을 넘어 뻔뻔하기까지 하다. 동하야. 눈물을 안 흘렸지만, 아빠 보고 싶었던 거는 사실이지? 그렇지? 응?

그럼 최초의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 진 거야?

2025년 1월 30일 목요일 오전 요즘 유독 질문이 많아 진 동하다.동하의 질문의 참 대단하다고 할까. 기발하다고 할까. 하여튼 남다르다. 그 남다름에서 동하만의 반짝임을 봐서 부모로서 매우 기쁘면서도, 숙제를 받은 느낌이다. 집은 어떻게 짓는 거야?사람은 어떻게 태어아는 거야? 등등의 현재의 사물, 현상에 대한 궁금증은 많은 이들이 쉽게 품을 수 있다.하지만 그 질문의 대답을 타고 올라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동하는 그런 부분에서 반짝인다. 그럼 시멘트도 없고, 철도 없고, 불도 없고 아무것도 없을 때는 집을 어떻게 만들었어?철은 어떻게 발견한거야? 나아가, 최초의 사람은 어떻게 태어난 거야.. 이 반짝임을 어떻게 돋보이게 해 줄 수 있을까. 큰 숙제다. 숙제는 숙제고, 이런..

응?? 위에 있는데??

2025년 1월 23일 월요일 등원 전 와이프와 동하가 분주하게 등원 준비를 한다. 동하는 나를 닮아서 공수표를 막 뿌려대는 버릇?이 있는데, 오늘도 멋지게 한장 날린다. '엄마, 나중에 커서 돈 많이 벌면 엄마가 갖고 싶은 거 사줄게!!' 이에 와이프는,'정말? 고마워~ 그럼 엄마는 차 사줄래?ㅎㅎ' 위풍당당? 동하는,'알겠어!! 내가 큰 차 사줄게!!!' 공수표 한장 투척!!! ㅎㅎ 공수표든 뭐든 어떠랴. 그 마음이 너무 이쁜데.'아니야~ 엄마는 작은 차면 되~~~돈 많이 벌면 동하가 사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역시 엄마의 마음이란~(그래도 안 받는 다는 말은 안 한다 ㅎㅎ) 엄마의 배려 섞인 말을 들은 동하는 즉답한다.'응? 작은 차? 그거 위에 있는데??' 라면서 와이프의 손..

아빠랑 결혼하고 싶어~

2025년 1월 16일 목요일 기상 직후 잠에서 깬 동하가 내 옆으로 올라온다.내 품에 파고 들더니, '아빠랑 결혼하고 싶어~'라고 말한다. 표정이 풍부한 우리 동하의 말에 항상 감동한다. '진짜? 왜 아빠랑 결혼하고 싶어?'  나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더니 답한다. '매일 보고 싶으니까!' ㅎㅎㅎ 그렇구나 우리 동하... '동하야. 결혼은 가족이 아니지만 매일 보고 싶은 사람과 하는 거란다''아빠도 엄마도 서로 모른채 20년을 살아 오다가, 매일 보고 싶어서 결혼을 해서 가족이 된거야''우리 동하는 아빠와 결혼을 하지 않아도 엄마 배속에 있을 때부터 우리 가족이라서 매일 볼 수 있어^^' 내 말이 이해 된 걸까? '그럼 나는 시우(남자아이)랑 결혼하고 싶어!!!!' ㅎㅎㅎ 그래~~네가 원하고, 시우도 원..

아빠, 친구는 소중한 거야?

2025년 1월 13일 일요일 점심 먹기 전 오사카 레고랜드로 놀러 왔다.점심을 먹기 전에 동하랑 같이 화장실에 들렸다.  손을 씻으며 동하가 시크?하게 묻는다. '아빠. 친구는 소중한 거야?' 놀랐다. 벌써 이런 것들이 신경쓰이나? 평소 사람과의 관계에 매우 예민하고 발달?한 동하이기에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럼, 당연하지!'  '왜?'라고 재차 묻는다. 이러한 생각을 심심치 않게 했던 나인지라, 평소의 생각을 말해줬다. '내가 기쁠 때 함께 기뻐해 주고, 슬플 때 함께 슬퍼해 주고, 또 그런 일이 없더라도  가끔이라도 나를 기억해 주는 존재는 가족 외에 친구밖에 없어', '그리고 사람은 그런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거든' 나를 한번 쓰윽 바라 보고, 형한테 냅다 달려가..

아빠! 아빠는 변기 걸렸어??

2025년 1월 8일 수요일 저녁식사 전 어린이 집에서 돌아 온 동하가 유하에게 묻는다. '형, 아픈 거 괜찮아??' 약발이 받는지, 상태가 나쁘지 않은 유하다.  괜찮다는 대답을 듣고,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 나에게 다가오는 동하. 그리고 묻는다. '아빠!! 아빠는 변기 걸렸어???' ?????? 동하야. '감기??' '감기 말하는 거야??'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대답하는 동하. '아, 감기다 ㅎㅎ 아빠는 감기 걸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빠는 변기 안 걸렸어~~~ 변기는 평생 안 걸릴 거 같아 ㅋㅋㅋ 귀염댕이 동하~~ 웃음 줘서 고마워~~~~~~~~~~

아닌데? 라큐 형이랑 동하 건데!?

2024년 12월 29일 일요일 저녁 라큐 (LaQ, 소형 블럭)로 놀고 있는 동하와 유하. 필요한 라큐가 겹쳤는지 티격태격한다.지금 갖고 놀고 있는 라큐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동하가 받은 거라, 동하에 힘을 실어줬다. '유하야, 이 라큐는 동하가 산타할어버지한테 선물 받은 거야' '동하한테 필요하다고 하면, 동하를 줘야 해'  (아빠 잘 했지?라는 표정으로 동하를 보면서 말했다) '그치 동하야?' '아닌데? 라큐 형이랑 동한 건데??' ...... 이 배신자!!! 그래도 항상 형을 챙기는 동하가 이쁙기만 하다 ㅎㅎ 사랑해 아들~~

돼지는 코가 납작하잖아!('아빠는 안 슬퍼?'의 후속편입니다 )

2024년 12월 24일 저녁식사 중 닭이 죽어서 슬퍼서, 못 먹겠다는 동하. 베지테리언으로 살아가도 상관없지만, 아직은 너무 어려서 골고로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설득했다. '우리를 위해 희생했으니까, 감사하면 되는 거야''봐바~ 사자랑 호랑이도 잡아 먹잖아' 등등 안 통한다. 독하다 ㅎㅎㅎ '동하야! 며칠 전에 동하 삼겹살 맛있게 먹었잖아. 그것도 살아 있던 돼지였어~ 감사한 마음을 갖고 먹으면 되는 거야~' 잠시 동안 말이 없어진 동하. 이때다! 밀어 붙이자!! '동하, 그때 먹은 삼겹살 맛있었지? 그때도 슬펐어?? 아니지?' '응..안 슬펐어'라도 대답하는 동하. 됐다!! 쐐기를 박자!! '그치? 거봐~ 근데 왜 닭은 슬프고, 돼지는 안 슬퍼? 똑같은데~' 사각에서 날라온 동..

아빠는 안 슬퍼?

2024년 12월 24일 저녁식사 시간 우리 가족은 하루 빨리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메뉴는 코스트코에서 사온 닭다리 튀김, 케잌, 파스타, 딸기다 ㅎㅎ 어린이용 샴페인을 아이들에게 따라주고, 나와 단짝은 레드 와인~ 우리 가족 행복하자!! 건배!  닭다리 튀김. 맛이 어떨까?어라? 생각 보다 괜찮았다. 유하도 맛있다고 먹는다 ㅋㅋ 자식~와이프가 살을 발라서 동하에게 준다.  동하가 물끄러미 바라 본다. 그러더니 이내 얼굴 표정이 슬퍼진다.'닭이 불쌍해. 죽었잖아...' 감수성이 풍부한 우리 동하.며칠 전만 해도 맛있게 먹었는데, 그새 무슨 일이 있었나? 나와 단짝, 유하는 동하의 그 순수한 마음을 받아주면서 열심히 설명 해 줬다.그래도 도통 받아 들이지 못 하는 동하. '아니!! 아빠, 생각해 봐. 아..

헤헤. 너무 좋아~~

2024년 12월 5일 저녁 10시 10분 저녁 9시 15분 즈음, 와이프가 아이들을 데리고 방에 올라가서 눕혔다.  나는 설거지를 했다. 10시 정도에 끝났나? ㅎㅎ 이렇게 하루가 끝났다.피곤했다. 12월 3일 10시 23분부터・・・이게 진짜 무슨 일인지... 휴...와이프가 소파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누군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십중 팔구. 강동하다 ㅎㅎ 평일에는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기 때문에, 저녁에 좀 처럼 잠들지 못한다. 얼굴을 빼꼼 내밀고, 웅얼웅얼 하는 동하 ㅎㅎ 귀엽다. 소파 앞으로 와서, 나랑 와이프를 한번 본다. 그리고 또 웅얼웅얼 ㅎㅎㅎ '동하야. 아빠랑 같이 잘까?' !!!! '응!!!' 그렇게 좋을까, 새삼 미안해 진다. 그렇게 손을 잡고 방으로 같이 올라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