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일 목요일 14시 50분경
주말에 있는 학술대회에서 발표가 있어, 그 준비로 철야를 했다.
이제 체력이 정말로 안되나 보다. 너무 힘들다.
새벽에 5시 정도에 집에 돌아와 그대로 잠들었다.
내가 꿈 속을 헤매는 사이인 6시 반부터 8시 반까지의 우리 집은 아이들의 등교, 등원 준비로 매우 분주하다.
가뜩이나 오늘은 비가 왔다. 그런데 참 애매하게 왔다.
유하는 하교 후에 아동관(방과 후 교실)에 간다. 아동관까지는 함께 이용하는 친구들과 집단하교를 한다.
그런데 오늘 비가 애매하게 와서 현영이가 유하에게 '유하야, 비가 많이 오면 아동관으로 가지 말고 집으로 와! 알겠지?'라고 당부했다.
비가 많이 그쳐서 아동관에 갈 수 있을 듯 했다. 나와 현영이는 당연히 아동관으로 갔을 거라 생각했다.
잠에서 일어난 나는 현영이에게 학교까지 차로 바래다 달라고 부탁했다.
귀찮을 법도 한데, 항상 부탁을 들어주는 사랑하는 와이프다.
우리는 15시에 출발했다. 차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유하에게 전화가 왔다.
보통 나와 현영이는 핸드폰을 음소거로 해 놓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음소거 였는데, 핸드폰 확인을 위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는데, 유하에게 때마침 전화가 오고 있었다. 불안했다.
'유하야, 무슨 일이야?' 나의 물음에 안도의 눈물이었을까 유하가 '아빠, 흑흑, 나 집에 왔는데, 흑흑 벨을 3번이나 눌렀는데, 흑흑 엄마가, 흑흑 안나와. 이상해 흑흑'라며 흐느꼈다.
철렁하면서도 다행이었다.
'유하, 많이 놀랐겠다. 괜찮아. 유하야, 엄마 지금 아빠랑 같이 있어. 아빠가 학교까지 바래다 달라고 했어. 지금 바로 집으로 갈게'라며 나는 빠르게 진정시키고 상황을 전달했다.
내 말에 안심한듯 유하가 말한다. '아, 그래? 엄마 자는 줄 알었어, 휴'
걱정, 불안, 안도, 웃김.
별일 없어서 다행이다.
생각해 보니 '비가 많이' 오면'의 '많이'는 상대적이라 성인들도 판단하기가 어려운데, 아직 초1밖에 안된 유하에게는 너무 어려운 내용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보다 명확하고 간결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줘야 겠다.
유하, 많이 무서웠지? 그래도 침착하게 아빠에게 전화하고 잘 대처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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