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내일) 일도 다하고 왔어? 왜에에~
2023년 10월 12일 저녁 20시 30분 경 세대면 앞에서
오늘은 귀가가 늦었다.
처리해야 하는 밀린 일들 때문이다.
우리 집 아들들은 보통 저녁 8시 30분 정도에 양치를 하는데, 내가 딱 그때 집에 도착했다.
우리 집은 현관 바로 앞에 세면대와 욕실이 있는데, 집에 들어가니 양치하는 유하가 나를 맞아 줬다.
'아빠~ 오카에리(어서와~)'
유하의 밝은 목소리에 피로는 씻긴다.
'유하, 다다이마(잘 다녀왔어!)'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이 돌아왔다.
'아빠, 일도 다하고 왔어?'
가끔 유하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 이유는 주어나 목적어 등 문장에 꼭 필요한 핵심 단어를 빼먹고 말할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아빠, 일도 다하고 왔어?
문장 자체는 이해가 되는데, 맥락 상 이해가 안됐다.
몇번 대화를 주고 받고, '내일'이라는 단어가 빠진 것을 알게되었다.
'아~ 내일 일도 다하고 왔냐고? ㅎㅎ 아니~ 다 못했지~'
내 말에 실망하는 표정과 몸짓을 하는 유하. '아~~왜왜왜~~ 내일 유하 생일이잖아~~~'
아! 그래서 물어봤구나.
오늘 내가 늦어서, 내일도 늦을까봐 걱정되어서 물어본 거였구나.
'유하야~ 내일 일은 내일 할건데, 아빠가 내일은 일찍 올거야~ 유하 생일인데 같이 노래도 부르고 케잌도 먹어야지~'
'아빠가 아무리 일이 많아도 유하 생일인데 같이 있어야지~ 걱정하지마~'
나의 말에 안심한 유하다.
유하는 뭐라고 할까. 좀 시크?하다고 할까? 드라이?하다고 할까?
많이 웃고 울고 화도내지만, 뭔가 해달라는 요구가 많지 않다.
그래서일까?
내가 내일도 늦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실망하는 유하의 표정과 몸짓이 사랑스럽고 감동으로 다가왔다.
유하야. 아빠랑 함께 있고 싶어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하고 생일 축하해^^